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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자리에서 날개가 꺾여 좌절하고 있다면 위로가 되어줄 그 이름 '제리 맥과이어'

by pipe_factory 2022. 10.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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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를 쓰기 시작하면서 그동안 감명 깊게 봤던 영화들을 소환 중인데 공교롭게도 또 미식축구가 소재인 영화이다. 나란 사람 자체가 일반적인 드라마보다는 스포츠에 더 감동을 느끼는 것 같다. 지금까지 리뷰했던 영화는 대부분 원래 아무것도 없던 절망 속에 살던 사람들이 어려움을 이겨낸 역경 극복의 스토리였다면 여기 이 영화의 주인공인 남자는 최고로 잘 나가던 스포츠 에이전트에서 나락으로 떨어지고 만다. 풋풋했던 톰 크루즈와 완전 무명이었지만 최고로 사랑스러웠던 르네 젤위거를 만날 수 있는 영화. 그리고 비록 이루진 못했지만 나에게 스포츠 에이전트라는 꿈을 오랫동안 꾸게 했던 영화. '제리 맥과이어'를 소개하고자 한다.  

 

 

톰 형 젊은거 보소

 

모든 걸 바꿔버린 술김에 쓴 게시글

 

제리 맥과이어는 미국 최고의 에이전트사인 SMI의 잘 나가는 에이전트 중 한 명으로 무려 72명의 선수를 고객으로 두고 있다. 아름답고 능력 있는 여자 친구와의 결혼을 앞두고 있던 그는 총각파티에서 술을 너무 많이 마신 채로 평소에 품고 있던 생각을 회사 게시판에 올려버리고 만다. 선수들과의 인간적인 관계 대신에 너무 비즈니스 적으로만 대하는 현 상황에 회의를 품고 고객을 줄이는 대신 소수의 고객들에게 최선을 다하자는 내용이었다. 나무랄 데 없이 맞는 말이지만 이익을 추구하는 회사의 입장에선 결코 반갑지 않을 만한 글이었다. 다음날 출근하는 제리에게 회사 모든 동료들이 영웅을 맞듯 기립박수를 쳐주지만 속으로는 다들 곧 잘릴 거라며 비웃고 있다. 그리고는 동료이자 경쟁자인 밥 슈가와의 식사 자리에서 해고 통지를 받는다. 그는 그 순간 문득 의문이 들었다. 왜 하필 회사 사무실이 아닌 식당에서 해고 통보를 하지? 그리고 그는 뭔가를 깨닫고는 미친 듯이 회사로 달려간다. 아니나 다를까. 벌써 그의 고객들에게 경쟁 에이전트들이 전화를 돌려 그가 잘렸으니 자신과 함께 하자며 설득하고 있었다. 급하게 자신의 고객에게 전화를 돌려보지만 어느 누구도 거대 회사인 SMI가 아닌 제리 맥과이어의 회사와 함께 하려고 하지 않는다. 그러다 주전도 아닌 만년 후보일 뿐인 로드 티드웰과 통화가 되었는데 이 바쁜 와중에 용건만 간단히가 아닌 쓸데없는 말만 주야장천 꺼내며 시간을 끈다. 결국 로드를 설득해 그와 함께 하기로 했지만 그와의 통화에서 너무 많은 시간을 허비한 탓에 다른 고객들은 모두 놓쳐버린다. 그렇게 고객 단 한 명만 건진 채, 그는 회사를 떠나게 된다. 자신의 비서마저 그를 버렸지만 단 한 명, 경리부의 도로시가 그를 따라나선다. 

 

 

추락하는 것엔 날개가 없다.

 

 실의에 빠진 채 집에 돌아온 그에게 여자 친구는 당장 텍사스로 날아가 쿠쉬를 만나라고 한다. 쿠쉬는 최고의 아마추어 미식축구 선수로서 곧 프로에 진출할 예정이었다. 그가 미래 슈퍼스타가 될 쿠쉬만 잡을 수 있다면 모든 것을 한방에 만회할 기회가 생기는 것이었다.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고 했던가. 다행히도 쿠쉬와 그의 아버지는 오랫동안 그들에게 정성을 쏟은 제리와 계약하기로 한다. 그렇게 다시 살아날 구멍이 생긴 제리는 기쁨을 만끽하며 돌아온다. 그렇게 맞이한 드래프트 전야제, 제리는 자신을 유일하게 믿고 따라준 로드도 그 자리에 불러내어 많은 관계자들에게 그를 홍보할 계획이었다. 그러다 그 자리에서 자신에게 해고를 통보하고 자신의 고객을 다 빼돌린 밥 슈거를 발견하고는 문득 불길한 예감이 든다. 그래서 곧장 쿠쉬에게 달려가 혹시 밥과 계약한 건 아닌지 불안하게 물어보지만 불길한 예감은 틀리지 않는 법. 쿠쉬의 아버지는 제리가 로드를 챙기는 것에 기분이 상했는지 그와 계약을 하겠다는 약속을 어긴 채 밥과 계약하고 말았다. 그렇게 쿠쉬마저 놓치자 여자 친구에게 루저라는 말을 들으며 차인다. 그야말로 가진 모든 것을 잃어버리고 만 제리였다. 상황은 점점 최악으로 치닫는다. 재정상태는 파산 직전이었고 유일한 희망은 그의 유일한 고객 로드의 대규모 장기계약이었지만 만년 후보인 로드에게 그런 조건을 제시할 팀은 어디에도 없었다. 그래서 로드는 결국 터무니없는 계약보다는 일 년간 더 뛰고 자유계약 선수가 되어 대박을 노리기로 결심한다. 하지만 당장 수수료를 챙겨야 하는 제리는 설득해보지만 로드는 자신이 당신을 믿었듯이 당신도 나를 믿어야 한다며 자신의 결정을 고수한다. 

 

 

 

원치 않았던 결혼, 원치 않았던 고객

 

제리의 재정상태는 더이상 단 한 명의 직원인 도로시에게 월급도 줄 수 없을 만큼 나빠졌다. 그래서 도로시는 새로운 직장을 찾아 떠나고자 한다. 그때, 제리는 그녀에게 의료보험과 월세를 해결해 줄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며 갑자기 프러포즈를 하게 된다. 제리를 처음부터 좋아하고 있었던 그녀는 허락하게 되고 그렇게 급하게 결혼식마저 치르게 된다. 그리고 유일한 고객인 로드를 계속 따라다니던 제리는 주전도 아니면서 항상 남 탓만 하는 그가 맘에 들지 않는다. 그는 로드에게 팀워크를 먼저 생각하라고 하지만 이에 기분이 상한 로드는 그에게 결혼 생활에 대해 충고한다. 이에 열받은 제리는 그에게 경기장에서 돈 생각 좀 집어치우고 경기에 집중하라고 충고한다. 제발 닥치고 가슴으로 경기하라는 제리에게 로드 역시 자신은 가슴 빼면 시체라며 소리치고 싸우고 만다. 하지만 이 충고가 통했는지 그날 이후 로드의 경기력은 놀라 보게 달라지게 되고 승승장구하게 된다. 하지만 그의 결혼생활은 점점 어긋나고 있었다. 처음부터 사랑보다는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이뤄진 결혼이기에 제리의 마음은 싱숭생숭했다. 심지어 결혼식 당일조차도. 그런 그의 마음을 도로시 역시 모를 리가 없었다. 그녀는 결혼식 비디오를 돌려보다 그날조차 얼이 빠진듯한 제리의 모습을 보고 깨닫는다. 그리고는 당신에게 공평하지 않은 결혼이었다며 그를 놓아준다. 

 

 

당신은 나를 완성시킨다

 

결혼은 실패하게 되었지만 그의 진정한 충고 덕에 로드는 어느덧 팀의 주축이 되었다. 그렇게 플레이오프 진출을 좌우하는 중요한 경기에서 역전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에 쿼터백은 로드를 향해 긴 패스를 던진다. 그리고 두 수비수의 더블팀을 뚫고 결국 공을 잡아내며 터치다운에 성공하는 로드. 하지만 이 최고의 순간에 로드는 머리부터 땅에 떨어지며 기절을 하고 만다.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 아찔한 상황. 하지만 로드는 곧 정신을 차리게 되고 브레이크 댄스로 터치다운 세리머니까지 하며 그의 건재함을 알린다. 그렇게 모든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와중에도 로드는 모든 기자들을 뿌리친 채 제리를 찾아 뜨거운 포옹을 한다. 회사에서 해고당하고 힘든 홀로서기를 한 후 찾아온 최고의 순간, 그의 머릿속에는 도로시가 떠오른다. 그는 그 길로 한걸음에 그녀의 집으로 향한다. 그리고는 그녀의 모든 가족 앞에서 그의 잘못을 뉘우치고 용서를 구한다. 그리고는 최고의 명대사인 이 말을 그녀에게 한다. 'You complete me'. 그렇게 그는 그녀와 다시 하나가 된다. 

 

 

SHOW ME THE MONEY

 

그에게 줄곧 이 말을 외치게 하며 큰돈을 원했던 로드. 그러나 제리의 말대로 돈 생각을 버리고 팀을 먼저 생각하고 가슴으로 경기를 하자 돈은 자연스럽게 따라오게 된다. 거액의 연봉으로 소속팀으로부터 재계약 제의를 받은 로드는 역시 바로 제리에게 고마움을 표한다. 이를 계기로 제리의 매니지먼트 사업도 번창하게 된다. 돈만을 쫓으면 결코 성공할 수 없는 법, 가슴으로 진정성 있게 하는 일을 하다 보면 성공과 돈은 따라오는 법, 그리고 아무리 성공한다 해도 사랑과 가족이 없으면 의미가 없는 법. 이 영화가 나에게 가르쳐 준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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