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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리남을 봤는데 이걸 안봤다고? 진짜 마약왕 이야기 나르코스

by pipe_factory 2022. 10.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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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부터 유행하는 '안 본 눈 삽니다'라는 말이 있다. 너무 재밌어서 안 본 상태로 돌아가 다시 보고 싶을 정도라는 표현이다. 나에게 안 본 눈 사고 싶은 딱 한 작품을 꼽으라면 바로 이 작품이다. 솔직히 수리남에겐 미안한 얘기지만 나르코스를 본 기억 때문에 상대적으로 많이 시시하게 느껴진 것도 사실이다. 나르코스 보기 전에 수리남을 봤다면 훨씬 흥미롭고 재밌었을 텐데. 혹시 두 작품 모두 아직 보지 않았다면 꼭 수리남부터 보길 권한다. 전 세계의 마약 특히 코카인 시장을 지배하여 포브스 선정 세계 부자 7위 자리에 까지 오른 자의 이야기와 일개 작은 마약 유통업자의 이야기. 어쩔 수 없이 스토리나 스케일에서 밀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나르코스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로 시즌 4까지 만들어졌고 모두 실화를 바탕으로 하였다. 그중 콜롬비아 마약왕 '파블로 에스코바르'의 이야기는 시즌 1부터 2까지 무려 20화에 걸쳐 만들어졌다. 내가 리뷰하고자 하는 내용은 바로 시즌 1,2 파블로 에스코바르의 이야기다. 물론 시즌 3 칼리 카르텔 이야기와 시즌 4 멕시코 이야기 모두 흥미롭고 재미있다. 시간 되시면 꼭 챙겨보시길 권한다.

 

팝콘 아님 주의

 

파블로 에스코바르, 그는 누구인가?

 

파블로 에스코바르, 그는 콜롬비아 메데인이라는 빈민촌에서 가난하게 태어났다. 어렸을적 너무 가난해서 신발도 못 신고 학교를 다닐 정도였다고 한다. 머리가 좋아 학업 성적도 우수했지만 집안이 너무 가난했던 탓에 학업을 포기하고 그는 이 좋은 머리를 어렸을 적부터 범죄에 사용하기 시작했다. 차량 절도 같은 좀도둑에서 시작해 위조복권판매, 담배 밀수에 납치 강도까지 저질렀다. 그리고 곧 마약 사업에 뛰어든 그는 뛰어난 수완으로 입지를 넓혀나갔다. 그래서 22세 나이에 벌써 메데인 지역 마약 유통망을 주름잡았다고 한다. 그렇게 사업과 세력을 넓힌 결과 그는 메데인 지역 마약 조직을 한데 묶어 메데인 카르텔을 결성하였다. 그래도 이때까진 마약 밀수꾼 정도에 불과했고 콜롬비아 내에서도 서열 3위 정도의 마약상이었다. 하지만 그에게 일생일대의 기회가 찾아온다. 페루에서 코카인 제조사를 만나고 이를 미국 마이애미에 공급할 기회를 만들면서 그는 전 세계 코카인 유통의 80%를 차지하는 거물이 된다. 

 

실제 에스코바르의 모습 - 악명높은 범죄자지만 가족은 끔직히 아꼈다고 한다

 

 

Plata o Plamo

 

에스코바르의 마약 사업을 한마디로 관통하는 문구이다. 우리나라 말로 하면 '은 아니면 납'이라는 뜻인데 이 말은 나한테 뇌물받고 협조해서 부자가 되거나 아니면 죽는다 라는 의미이다. 은은 곧 뇌물을, 납은 곧 총알을 의미하는 말이다. 이렇게 반강제적 뇌물로 협조를 받은 공권력으로 그는 콜롬비아 전체를 주름잡았다. 오죽했으면 훗날 유력 대권 후보자를 살해하기 했고 다른 후보를 죽이기 위해 그가 타기로 했던 여객기까지 폭파해 수백 명의 무고한 시민을 죽이기도 했다. 이렇게 온갖 무자비한 방법들을 동원해 마약 사업을 키워나간 그도 고향에 대한 애정만은 남달랐다. 그가 태어난 메데인 지역에 마약으로 벌어들인 막대한 수익으로 학교, 병원 등 인프라에 투자하고 가난한 사람들에게 돈을 나누어 주기도 했다. 그리하여 그는 가난한 자들의 로빈후드라는, 잔혹한 마약상에겐 어울리지 않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그가 그렇게 행동한 이유는 고향에 대한 애착도 물론 있었겠지만 한편으로는 어렸을 적부터 꿈이었던 정치인에 대한 열망도 분명 포함되어 있었다. 그렇게 메데인 지역에서 명망을 얻은 그는 자유당에 입당하여 국회의원에 당선되었다. 하지만 법무부 장관이 그의 비리 및 범죄행위들을 국회에서 폭로하였고 (물론 이로 인해 장관 역시 살해됐다) 미국 내 마약 유통으로 그를 눈에 가시처럼 여기고 있던 미국 정부의 압력으로 인해 결국 그는 국회에서 쫓겨나게 된다. 이때부터 그의 무분별한 테러행위는 브레이크가 고장 난 것처럼 더욱 폭주하게 된다. 

 

 

Narcos and DEA

 

나르코스, 이는 스페인어로 마약상을 의미하지만 보통 마약을 뜻하기도 한다. 수리남의 해외 제목이 Narco-saint이기도 하다. DEA, 이는 미국 마약단속국의 줄임말이다. 드라마는 이 DEA 요원인 스티븐 머피와 하비에르 페냐의 시선을 따라간다. 이들은 실제 인물이기도 하다. 그 중에 스티븐 머피의 내레이션으로 극은 진행이 된다. 앞서도 말했듯이 파블로 에스코바르는 콜롬비아인이다. 하지만 특이하게도 극 중 파블로 역에는 브라질 배우인 바그너 모우라가 연기했다. 그 이유는 제작자이자 프로듀서에 감독까지 맡은 조제 파질랴 감독이 전 작품 '엘리트 스쿼드'에서 그와 함께 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엘리트 스쿼드도 후에 찾아서 보았는데 나르코스와 느낌이 유사한 수작이었다. 아무튼 이런 이유로 스페인어를 쓰는 배우가 아닌 포르투갈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브라질 배우가 스페인어를 사용하는 파블로를 연기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나 브라질을 제외한 모든 중남미 국가가 스페인어를 쓰는데 각 국가마다 마치 사투리처럼 약간의 차이점이 있다. 그래서 그가 콜롬비아 스페인어 억양을 완벽히 마스터했을지 궁금했다. 우리 같은 외국인은 그 차이를 알리 만무하기 때문이다. 그 억양의 디테일한 차이까진 알 수 없어도 그의 연기력은 단연코 빛이 나고 20화에 달하는 드라마를 이끌어 가기에 차고 넘쳤다. 

 

하비에르 페냐와 스티븐 머피

 

다큐와 픽션의 완벽한 조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답게 당시 실제 영상들을 흑백으로 담아냈다. 그로 인해 더욱 스토리에 몰입이 된 듯 하다. 물론 실화를 바탕으로 하였으나 드라마의 재미를 위해 가공한 인물과 사건들도 있다. 이 둘은 완벽한 조화를 이루어 빼어난 서사를 만들어 냈다. 그리고 작품의 분위기와 완벽하게 들어맞는 OST도 드라마의 재미를 배가시켰다. 사실 이 작품을 감상한 지 꽤 오랜 세월이 흘렀다. 항상 다시 보고 싶은 생각이 있지만 20화에 달하는 분량 때문에 쉽게 시간을 내지 못하고 있다. 돌아오는 주말엔 하루 날을 잡고 다시 정주행을 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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