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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만불짜리 명품 어깨를 찾아서 '밀리언 달러 암'

by pipe_factory 2022. 10.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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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다시 야구 이야기다. 정확하게 얘기하자면 야구를 소재로 한 에이전트의 고군분투 위기 극복 스토리이다. 이쯤 되면 떠오르는 영화가 있을 것이다. 맞다 바로 '제리 맥과이어'. 이번 주인공의 이름은 번스타인이다. 그 역시 왕년에 잘 나갔던 에이전트이지만 현재는 사무실 임대료도 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그나마 믿고 있던 미식축구 스타 포포에게 계약을 제시하지만 선수금 100만 달러라는 무시무시한 제안을 해 그마저도 나가리 되어 버린 판국이다. 그는 맥과이어처럼 이 위기를 극복하고 재기할 수 있을까?

 

그들은 메이저리거가 될 수 있을까?

 

 

 

미개한 스포츠라 했던 크리켓, 거기서 답을 찾다

 

믿었던 포포와의 계약마저 물거품이 되고 낙심하고 있던 번스타인에게 함께 일하는 인도계인 애쉬가 크리켓에 대해 설명해준다. 하지만 번스타인은 세 살짜리도 할 수 있는 스포츠라며 대놓고 무시해 버린다. 그렇게 애쉬가 떠나고 혼자 오디션 프로그램과 크리켓을 번갈아 보던 번스타인은 문득 아이디어 하나가 떠오른다. 바로 크리켓이 인기인 인도에서 국민 오디션을 통해 메이저리거를 발굴하는 것. 그는 곧바로 중국 갑부 구단주인 창과 미팅을 갖는다. 오디션을 통해 잠재력 높은 선수를 뽑아 2년 안에 메이저리거로 만들겠다는 프로그램 취지를 밝히고 투자를 요구한다. 하지만 사업가인 창은 빠른 이윤 창출을 위해 1년으로 줄이라고 한다. 이에 투자를 받아야만 했던 번스타인은 울며 겨자 먹기로 1년으로 계약을 체결한다. 애쉬는 절대 불가능하다 하지만 그는 그렇게 만들어줄 능력 있는 사람을 안다며 유명 코치를 찾아간다. 하지만 역시 코치도 1년은 절대 무리라며 거절하지만 번스타인은 그의 언변으로 코치를 설득한다. 이제 준비는 다 마쳤다. 인도로 가자!

 

 

좌충우돌 인도 대국민 투수 만들기 오디션 

 

드디어 도착한 인도. 하지만 그의 생각과는 달리 인도에서의 일처리는 아주 많이 달랐다. 일단 행사를 광고해야 하는데 광고지는 도착조차 하지 않았고 이를 빠르게 성사시키려면 돈을 줘야 된다고 한다. 그들의 말에 따르면 이는 뇌물이 아닌 '건너뛰기'란다. 그 와중에도 아밋이라는 무보수로라도 일하겠다는 열정적인 직원을 얻는다. 이러한 우여곡절을 겪으며 스카우터까지 섭외한 그는 드디어 첫 번째 오디션을 시작한다. 하지만 도저히 눈을 뜨고 볼 수 없는 실력의 도전자들만 가득하고 그는 잔뜩 실망하고 만다. 그 후 인도의 태릉선수촌과 같은 곳에서 진행한 오디션에서 드디어 찾고 찾던 실력자들을 만나게 된다. 그들은 바로 세탁소집 아들 디네시와 투창 선수 린쿠 싱. 그들은 최종 20인 안에 들었고 그곳에서도 1,2위를 차지하며 아메리칸드림을 이루게 된다. 

 

 

쉽지 않은 아메리칸드림

 

드디어 미국에 입성하게 된 디네시와 린쿠, 그리고 아밋. 그들은 미국의 선진 문물에 마냥 신기해한다. 번스타인은 그들에게 숙소로 고급 호텔을 제공했지만 무슨 심한 장난을 쳤는지 그날 밤 바로 쫓겨나게 된다.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당장 갈 데가 없어진 그들을 번스타인은 그에 집에 데리고 온다. 그렇게 네 명의 기묘한 동거가 시작된다. 그들을 바로 코치에게 맡기지만 어깨는 좋을지라도 야구라고는 해본 적이 없는 그들의 실력은 형편없었다. 코치 역시 절대 불가능하다고 못 박는다. 게다가 난생처음 고된 훈련을 받게 된 디네시는 첫날부터 향수병에 시달리게 된다. 이럴 때일수록 번스타인이 세심하게 케어를 해줘야 할 텐데 당장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던 그는 당장 돈이 안 되는 그들보다 다시 계약할 기회가 찾아온 미식축구 스타 포포에게만 관심을 쏟고 있었다. 디네시와 린쿠는 그들의 불만을 번스타인의 집의 세입자인 브렌다에게 쏟아내게 된다. 그리고 코치 역시 선수들이 적응을 못하고 있다며 번스타인에게 신경을 좀 쓰라며 조언을 한다. 이에 미안함을 느꼈는지 그들을 파티에 데리고 가는 번스타인. 하지만 이 파티 역시 포포를 만나러 가기 위함이었다. 포포와 계약 얘기를 하려던 찰나 또 그들에게 전화가 온다. 파티에서 술을 마시고 사고를 쳐버린 그들을 집으로 데려다주고 포포에게 다시 가지만 포포는 그사이 이미 다른 에이전트와 계약을 해버리고 만다. (이것은 제리 맥과이어 데자뷔?) 인도 선수들 때문에 마지막 희망마저 꺾여버린 그는 집으로 돌아와 그들에게 화풀이를 한다. 하지만 이를 지켜보던 브렌다와 대화하며 그들이 멀고 먼 미국까지 와서 얼마나 힘들게 생활하고 있는지 새삼 깨닫게 된다. 

 

 

번스타인의 달라진 태도, 그들의 실력마저 변화시킨다

 

브렌다의 충고를 듣고 곧바로 달라진 번스타인은 그의 작은 스포츠카를 팔고 중고 밴을 구입한다. 그리고 그동안 보지 않았던 그들의 훈련 모습도 지켜보고 야구장에도 데려가며 그들과 유대관계를 형성하려 노력한다. 그러자 거짓말처럼 그들의 실력은 일취월장하게 된다.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메이저리거가 되는 것은 완전히 다른 세계였다. 창과 약속된 날이 다가왔지만 아직 실력이 준비가 안된 것을 뻔히 알고 있는 번스타인은 최대한 그들의 공개 트라이아웃을 미루려 했다. 하지만 냉철한 사업가인 창에게는 통하지 않는 말이었다. 코치 역시 말도 안 된다며 반대했지만 창의 요구에 맞추기 위해 번스타인은 정해진 날짜로 밀어붙인다. 드디어 트라이아웃 당일. 수많은 기자들과 방송국 카메라, 메이저리그 스카우터들이 운집한 가운데 그들의 테스트가 시작된다. 안 그래도 완전치 않은 실력인데 수많은 인파에 둘러싸여 긴장까지 더하게 된 그들은 평소 실력보다도 훨씬 못하고 만다. 결국 모든 스카우터들은 등을 돌리게 된다. 그리고 번스타인에게 다가온 창. 번스타인은 잔뜩 긴장해 변명을 늘어놓지만 창은 의외로 축하를 건넨다. 창은 일단 1년 안에 약속을 이뤄낸 그에게 만족한다며 3년 계약을 더 제시한다. 투자자인 창에게 필요했던 건 그들의 실력이 아닌 스토리텔링이었기 때문이다. 

 

 

실패한 건 그들이 아닌 접니다 

 

하지만 프로그램의 흥행 여부를 떠나 디네시와 린쿠는 부족한 실력으로 언론에서 뭇매를 맞고 있었다. 이에 대해 깊은 책임감을 느낀 번스타인은 다시 한번 트라이아웃을 신청하겠다며 창을 찾아간다. 창은 내년에 하라고 하지만 당장 아이들에게 다시 기회를 주고픈 번스타인은 밀어붙인다. 그렇게 하면 투자를 더 이상 하지 않겠다는 창에게 그는 자리를 일어나며 이렇게 말한다. 실패한 건 아이들이 아니라 나라고. 호기롭게 일을 저지르긴 했지만 형편없는 실력을 선보인 그들을 위해 다시 트라이아웃에 와줄 스카우터들은 없었다. 이때 인도에서 함께한 스카우터 레이의 도움으로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팀의 스카우터를 소개받아 겨우 다시 트라이아웃을 열 수 있었다. 그렇게 드디어 두 번째 기회를 잡은 디네시와 린쿠. 그들은 첫 번째 실수를 발판 삼아 두 번째에는 긴장하지 않고 자신의 볼을 마음껏 던진다. 그리고 그렇게 둘 모두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팀에 스카우트된다. 

 

 

아쉬움이 남았던 실화 바탕의 영화

 

앞선 리뷰에도 여러 번 밝혔듯이 나는 스포츠를 소재로 한 실화 영화를 특별히 좋아하는 편이다. 거기에는 다른 어떤 픽션도 줄 수 없는 감동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영화 '밀리언 달러 암'은 많은 아쉬움이 남았다. 제2의 제리 맥과이어와 같은 영화를 꿈꿨는지 에이전트인 번스타인의 이야기를 쫓아가지만 정작 궁금한 건 저 멀고 먼 타국까지 와서 고생한 인도 청년들의 이야기였는데 그들의 이야기였는데 거의 드러나지 않았다. 그래서 찾아본 바로는 디네시와 린쿠는 마이너리그에서 활약하긴 했지만 결국 메이저리그 무대는 밟지 못했다고 한다. 디네시는 2010년, 린쿠는 2016년 각각 은퇴를 했다고 전해진다. 그리고 번스타인은 '밀리언 달러 암' 프로그램을 쭉 진행했다고 한다. 참, 세입자인 브렌다와 결혼도 했다고 한다. 결국 메이저리그 문턱은 밟지 못했지만 머나먼 미국까지 가서 자신들의 꿈을 위해 고생한 디네시와 린쿠의 삶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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